두 가지는 반드시 따져라!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연금저축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상품으로 노후자금 마련에 유용할 뿐 아니라 소득공제 기능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금저축이 지난해 10월 금감원이‘컨슈머리포트 제1호(연금저축)’를 발간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히 원금대비 10년 수익률의 가입사별 차이는 소비자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에도 연금저축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금저축의 가입사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성을 따지면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를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안정성을 고려하면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이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상품이 내게 적합한 상품일까? 연금저축을 선택하는 여러 가지 조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1. ‘수익성 vs 안정성’

연금저축은 노후생활의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상품이다. 10년 이상 장기에 걸쳐 준비하는 상품으로 금융당국에서도 가급적 젊을 때부터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길 권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런 연금저축의 가입을 고려한다면 첫째,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둘지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연금저축펀드는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꾸준히 주식과 채권 등을 사게 되어 자연스럽게 적립식 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수익성 상품이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적립금의 덩치가 커져 그에 따른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은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이다. 연금 개시 시점에 도달해 투자 수익이 악화된다면 은퇴자산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의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며 가입기관 전문가와의 지속적인 거래와 상담을 요한다.

보다 안전한 연금 자산을 선호한다면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을 선택하는 게 좋은 방안이 된다. 보험사별로 1.5~2.5%의 최저보증이율 제도를 두고 있어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대상이기 때문이다. 또 연금저축을 15년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면 보험사의 상품이 유리하다. 선취식 사업비 방식으로 초기 부담률이 높은 보험사의 사업비가 10년 이후 1%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2. ‘확정형  vs 종신형’

둘째, 연금저축에 가입할 때는 은퇴 후 받게 될 연금의 수령방식을 잘 선택해야 한다. 연금수령 방식은 5년, 10년 등 확정기간형과 종신토록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형이 있다. 확정기간형은 가입자의 사망과 관계없이 확정된 연금을 지급하고 종신형은 사망 시까지 약정된 연금액을 지급해 장기생존 시 가입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종신연금 지급은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가능하며, 10년 또는 20년 보증기간이 있어 가입자가 조기 사망해도 지정된 수익자 또는 상속인에게 남은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은행이나 손해보험사,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도 연금지급기간을 20년~30년 이상 조정하면 종신연금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종신토록 연금을 받는 방식이 더 유리해 보인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 30세 남성이 월 30만 원씩 10년간 납입하고 60세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M 보험사, 공시이율 현 4.4% 가정 시) 이 남성이 종신형(20년 보증형)을 선택했다면 매월 44만 원을, 확정기간형(20년)이라면 매월 59만 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확정기간형을 선택했을 때 종신형보다 매월 15만 원의 연금을 더 받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확정기간형을 선택한다면 20년간 총 1억 4,160만 원(59만 원×12개월×20년)의 연금을 받게 된다. 만일 이 금액을 종신형을 선택한 사람이 받으려면 약 27년간(물가반영을 하지 않은 경우, 3% 물가 반영 시 약 31년) 연금을 받아야 가능해진다. (44만 원×12개월×27년=1억 4,256만 원)

이는 연금수령금액만을 산정한 결과로 금융상품을 절대평가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개개인의 투자성향, 은퇴 시점, 공적연금의 예상수령액 및 수령기간, 직업의 안정성, 근로소득세율, 건강상태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필자는 종신형이 확정기간형에 비해 꼭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란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연금저축은 잘 알려졌듯이 공적연금만으로는 부족한 은퇴자산을 개인연금을 통해 해결토록 하는 정부의 정책성 상품이다. 그렇기에 세제혜택을 줘 연금 저축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금 운용사나 연금수령방식을 잘 알고 설정하는 것이 은퇴자산을 차질 없이 준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상품인 만큼, 재무설계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1) 수익률 및 10년 간 수익률은 금감원 ‘컨슈머리포트 제1호’ 참조
 2) 10년 이내는 과거 적립금 대비 실제 수수료, 15년 이후는 추정치

글 고정욱
제공 월간 머니플러스